FRAME/오늘
181128
Syumnny
2018. 11. 28. 17:41
원망만 가득하고
그렇다고 또 좋은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원래 사람을 잃어버리면 이렇게 찝찝하기만 한 거겠지.
만나기 직전에도 새벽 네시까지 컴퓨터 앞에 있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그래도 이제는 거짓말 안하잖아, 말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그 닉네임을 만약에 나한테 들키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할 지도 생각해봤니. 그걸 본 네 친구들은 나를 뭐라고 생각하고 조롱했을까.
오만 생각과 원망과 허탈함이 내리누르는데,
이래서 일어나지 못했구나, 이래서 피곤해했구나.
내가 조금 더 통화하자고 했을때 화 냈던건 친구들하고 약속시간을 못지켜서? 아니면 피곤해서?
어느쪽이어도 컴퓨터 앞에서는 가능한 게 나랑 통화할땐 불가능했겠지.
그럼 이제 내가 통화중엔 페이스북도, 인스타도, 다른 것도 안 한다는 네 말을 어떻게 믿겠니. 아마 했겠지.
아 얘 안 자러감 ㅡㅡ 하는 이야기를 수 십번은 했겠지. 그런줄도 모르고 잠이 많은 너를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고 건강식품을 찾아봤던 나는 바보가 되었고.
무섭다고 말하던 너의 사과가 받고싶은건지 뺨을 후려치고 싶은건지 아니면 다시는 만나기 싫은건지 이제는 하나도 모르겠고,
분명 좋았던 점들이 독이 돼서 나를 괴롭히는데. 이제 너는 온전히 즐겁겠지. 그건 다행이다. 둘 중 하나라도 좋은 쪽의 결과가 돼서.
대체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혔다는 말을 왜 믿어서 나는 이렇게 허탈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