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오늘

190404

Syumnny 2019. 4. 5. 00:00


몸이 아프면 무의식적으로 기대게 된다. 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엄지 손가락으로 입가를 닦아줬었다. 언제부터 안 했더라. 그리운 이야기다.


배가 아프다. 머리도 어지럽다. 며칠간 나를 괴롭히던 식욕은 이제 지쳐 나가 떨어졌는지 더는 단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 하긴 이미 질릴 만도 하다. 다디단 과자 한 통을 이틀만에 해치웠다. 이제 기름진 거 짠 거 생각날 차롄가.


햇빛을 쬐러 2층에 나갔다가 고양이랑 마주쳤다. 나를 보고 도망가려다가 파닥닥 거리는 폼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다. 그 아이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겠지. 같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더라도, 같은 의미가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나한테는 모래에 다듬어진 유리알처럼 반짝거리고 소중했던 시간들이 공유한 이에게는 그렇지 못했다는건 내 탓일까 아닐까.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해요. 언제든지. 상관없으니까. 그정도는 이용할 줄 알 만큼 똑똑하잖아. 괜찮아.

들었을 때 딱 잘라 거절해서 다행이다. 정말로 나 좋은 대로 이용할 뻔 했어. 이제와서 생각나다니 나는 정말 비겁하고 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