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오늘

200408

Syumnny 2020. 4. 8. 21:03


부모님은 나를 더 할 수 없이 사랑한다.

부정할 수 없다.

사랑받고 자란 딸이고, 아마도 부족함 없이 자랐을 거다.

퇴근했다고 통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며칠 뒤가 동생 생일이니 무선 이어폰을 선물하는게 어떻냐는 이야기였다.

오랜만에 숨이 막히는 감각.

같이 돈 합쳐서 선물하는게 어떻냐는 제안에 뭐라고 해야 했을까.

재작년에 동생이 나한테 준 건 마트에서 사온 생마늘이었다는 거? 아니면 그나마도 작년 내 생일엔 온가족이 잊고 지나갔고, 친구가 챙겨준 케익 덕에 겨우 기억했다는 거? 


2019년이 심적으로 나에게 어느만큼 힘들었던 해인지가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리고 견딜 수 없이 외로워졌다. 손은 자판을 헤메기만 하고. 입 속에 맴도는 말을 뭐부터 뱉어야 할지, 아니 뱉어도 후련한 적은 없었지만.


그 몇 마디 말로도 나는 앞으로 몇 달은 집에 가기를 망설일 거라는 걸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