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일이 없다, 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엉망이 되어 버릴 줄은 몰랐다.
가위에 한참 눌리고 나서 재촉하고
그 끝이 아무렇지도 않기에 생각보다 괜찮네 했다가
그냥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안개 낀 강이 위로가 됐다고 생각하고
나 차분하네! 하고 집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뭘로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참 많이 좋아했었다.
조금 더 많이 말해줄걸.
기갈마저 느끼는 그 아픔을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이래서 타인이구나.
다시 읽고
다시 읽었어야 했다.
비가 왔다.
봄을 열 비가 왔다.
해 주고 싶은게 참 많았는데 이제 다시는 그래서는 안 되겠지.
우산을 두고 나가 나도 모르게 온 어깨가 젖었다.
가만히 가만히
흙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