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일이지.
문득 생각이 났다. 필요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툭툭 내뱉는 말로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위로를 했던. 그리고 수 년간의 트라우마를 건드렸던. 나를 실망시켰던.
상대에게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사과하려는게 생각보다 힘들다는것을 나는 이제서야 알았고,
그게 꽤, 많이, 굉장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어쩌면 내가 아무래도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었을지도.
어떤 면을 존경했었던. 그랬던 나에게 실망할 만큼은 존경했었던.
사과를 해야 할까, 아니면 이제와서라도 감사했다고 전해야할까.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