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 바를 모르고 손에서 시간을 줄줄 흘리는 기분.
2월로 돌아갔으면 좋겠지? 하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올해는 전부, 전부 너무 힘들었다. 어느 하루도 무사했던 것 같지가 않다.
심바의 존재가 큰 위안이 된다. 그런 거에 비해 나는 아무 것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PMS 때문에 앓다가 문득 손 닿는 곳에 하나 남은 허리 찜질 팩을 발견했다. 그리고 하염없이 우울해졌다. 이걸 줄 때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때도 나를 속이고 있었는데.
2015년의 달력을 다시 읽다가 당시 남자친구와 있었던 일들이 기억났다. 원망이 남지 않아 다행일까. 내가 낸 용기는 언제나 실패였다. 내가 낸 개 문제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