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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2

대학때 친구가 결혼소식을 가져왔다. 오티커플이었다. 둘 사이 우여곡절이 많다는 것을 알긴 하지만- 부러웠다. 내가 처음 만난 사람이 내 평생을 함께한다는 게 얼마나 낮은 확률일까. 덜 다칠 수 있었다는 게, 그 믿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근래는 일터에서 일을 안 한 시간이 훨씬 길었다. 정확히는, 일 외의 이야기를 한 시간이. 재미있고 신기했다. 또 이렇게 어리광을 부려버리면 안 되는데. 쓰던 글이 완결로 다가가면서 마음에 안 드는 게 자꾸 눈에 띈다. 소재 고갈도 따라오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연결되질 않는다. 어쩌면 좋아. 아. 어떡하지. 내가 당신을 재료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사과해야 할 거 같아.

FRAME/오늘 2021.04.22

210408

전화 상으로 전해져 오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근데 이건 진짜 객관적으로도 좋은 목소리다. 진짜로. 아침에 갑자기 피를 봤다. 내 몸은 뭐가 문젠지. 지난달에도 두 주 넘게 나를 괴롭히더니, 겨우 두 주간의 유예 후에 또. 하루종일 아프고 어지럽고 짜증스러웠다. 단 걸 찾아 입에 넣었고, 맘에도 없는 말을 했다. 안 그랬어야 했는데. 엄마가 결국 나를 보러 왔다. 덕분에 옷 정리를 하고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FRAME/오늘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