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04 몸이 아프면 무의식적으로 기대게 된다. 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엄지 손가락으로 입가를 닦아줬었다. 언제부터 안 했더라. 그리운 이야기다. 배가 아프다. 머리도 어지럽다. 며칠간 나를 괴롭히던 식욕은 이제 지쳐 나가 떨어졌는지 더는 단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 하긴 이미 질.. FRAME/오늘 2019.04.05
190401 사람으로 가득 찬 날이 있고, 말로 가득 찬 날이 있다. 근래에는 계속 말로 가득하다. 끓인 설탕처럼 끈적하고 뜨겁게 이는 거품같은 말로 가득하다. 사람으로 가득했던 날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 말 사이로는 보인다.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은 아쉽고 슬프고 또 미안하다. 다시 .. FRAME/오늘 2019.04.01
190331 양보 한 만큼 양보 받은 것도 많았겠지. 언제나 악몽울 꾸고 가위에 눌리고 나면 제일 먼저 생각나. 그렇게 생각하면 꽤 긴 2년이었구나. 꽃이 지고, 여름도 지고. 처음 껴 본 반지라던가, 밤새 팔 저리면서도 해준 팔베개라던가. 같이 걸었던 경포대. 기분 상했을때 급하게 와 준 거라던가,.. FRAME/오늘 2019.03.31
190328 벚꽃이 펴서 벌써 질 때가 됐다는데 나는 올해의 벚꽃을 오늘 처음 봤다. 아마 올해는 마지막이겠지. 불러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누가 물어봐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태연히 이야기 할 자신은 없고. 어쩌면 좋을까. FRAME/오늘 2019.03.28
190327 체온이 필요했다. 지금 내 곁에 잃어도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그랬다면 같은 과오를 범했을테니. 햇빛이 점점 따뜻해진다. 올해 벚꽃도 제대로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또 꽃은 핀다. 왜인지 매년 이 시기에 만났던 친구가 인천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다. 항상 근.. FRAME/오늘 2019.03.27
[직접] 연근차 깨끗이 씻어 껍질을 깎은 연근을 3밀리 정도의 간격으로 썬다. 식초와 소금을 적당히 넣은 물에 담가둔다. 건조기에 6~8시간 정도 말린 후 마른 팬에 덖는다. 그 후 말리고 덖고를 마음대로 반복하면 된다. 옆으로 길게 써는것보다는 직각으로 썰어둔 것이 말리기도 쉽고 볶기도 쉬웠다. 차.. FRAME/먹은 것 2019.02.22
190210 안녕. 편지지가 필요해서 편지 상자를 열었다가 네 편지를 발견했어. 사탕 넣어줬었는데, 그 사탕이 다 녹아서, 상해서 글씨가 번졌더라. 다시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했어. 온전한 형태의 애정이란건 대체 뭘까. 나한테 너를 좋아했냐고 물으면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어. 그게 너하.. FRAME/오늘 2019.02.10
190206 선물하려던 책이 어설프게 내 손에 남아서. 읽다가 덮다가 읽다가 덮어버렸다. 좀 더 빨리 생각했어야 했을까, 아니면 이 타이밍조차도 납득하고 순응해야하는걸까. 손은 자판 위를 헤매기만하고, 모아놓은 물건들은 둘 바를 모르겠다. 어디쯤에 둬야할까. 내 것이 아닌데. 이제는 내 것.. FRAME/오늘 2019.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