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05 묵직한 피로에 있다가 문득 속초가 가고 싶어졌다. 지금은 안돼 하고 미루겠지만. 할 일이 많은데 방이 지저분해서인가 손이 뜬다. 아이들은 정말로 세월이 빠름을 보여주나보다. 오빠네 아이들이 벌써 열 살. 무뎌지나. 그 나이때엔 분명 기민하게 느꼈던 것들이 이제는 무덤덤하다. 춥.. FRAME/오늘 2019.02.05
190204 자거나 반신욕이거나 책. 몸이 아프면 눕게 되는데 누우면 허리가 아프고. 두통도 이명도 원래 있던 것. 진 빚을 청산할 수 없어 기분이 묘하다. 내가 닿은 모든 것들이 이제는 보기 싫은 어떤 것인 듯한 태도.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아스팔트를 보는 듯한 태도. 그냥 치워져 있는 .. FRAME/오늘 2019.02.04
190203 하루에도 세번씩 네번씩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나를 보고 엄마는 질겁했다.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내가 쓸 생각은 아니었던 물건들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욕실에 형형색색의 향기가 난다. 뭐라 쓸 말이 많았는데 생각이 안 난다. 어쨌든 특별한 것은 없다. 시간은 죽음.. FRAME/오늘 2019.02.03
190201 날은 추운데 햇빛만 화창했다. 칠성교는 오랜만이었다. 매일매일 차 타고 다녔을때가 벌써 얼마나 오래전이지. 긴 시간동안 무엇보다 나를 괴롭게 했던 것은 그 어느 하나도 나여야만 했던 것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내 안에서조차, 굳이 나여야 했던 일이 몇 개나 됐을까. 반성일까 아닐.. FRAME/오늘 2019.02.01
190129 몸이 아프면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그만해야 할 때일까 비수와 화살을 손에 들고 돌아다니는 어느 한자처럼. FRAME/오늘 2019.01.29
181215 어째서인지 점점 의심만 가득해져가고 서운한것만 떠오르는걸까. 애정에 나를 의탁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한 해에 감기를 몇 번이나 앓는지. 펠트지를 사와서 가습기라도 설치해둔다는게 완전히 잊어버렸다. 망각함을 망각한다. 어째서 나는 좀 더 일찍 끝나지 않았을까. 찢어지고 찢어.. FRAME/오늘 2018.12.16
181204 몇 년 전의 일이지. 문득 생각이 났다. 필요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툭툭 내뱉는 말로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위로를 했던. 그리고 수 년간의 트라우마를 건드렸던. 나를 실망시켰던. 상대에게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사과하려는게 생각보다 힘들다는것을 나는 이.. FRAME/오늘 2018.12.04
감동란, 계란장 편의점에서 파는 감동란을 보고 몇 번 감탄한 기억이 있는데 계란장을 만들면서 두 개 빼내 해 봤다. 1. 실온 달걀을 (방금 사왔으므로) 물에 넣고 식초+소금 한 후 8분 삶았다. 살짝 굴려서 가운데에 노른자가 오게 한다. 2. 계란장을 담글 간장을 만든다. 간장+물+설탕(올리고당)을 취향껏 .. FRAME/먹은 것 2018.12.02
181128 원망만 가득하고 그렇다고 또 좋은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원래 사람을 잃어버리면 이렇게 찝찝하기만 한 거겠지. 만나기 직전에도 새벽 네시까지 컴퓨터 앞에 있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그래도 이제는 거짓말 안하잖아, 말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그 닉네임을 만약에 나한테 .. FRAME/오늘 2018.11.28